악몽 임상군의 악몽과 나쁜 꿈에 따른 꿈의 주제, 정서와 수면 양상의 차이
Comparison of Dream Themes, Emotions and Sleep Parameters between Nightmares and Bad Dreams in Nightmare Suffer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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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jectives
The current study aimed to explore the difference of dream themes, emotional intensity, and sleep parameters between nightmares and bad dreams in nightmare sufferers.
Methods
Twenty-four nightmare sufferers who endorsed clinical levels of nightmares (Disturbing Dream and Nightmare Severity Index Scores ≥10) recorded daily information about their dream themes using a modified version of the Typical Dreams Questionnaire, emotional intensity about their nightmares and bad dreams, and sleep for two weeks on a mobile device.
Results
Evil presence (35%) was reported with higher frequency in nightmares, whereas interpersonal conflicts (31%) were predominantly reported in bad dreams. Nightmares were rated substantially more emotionally intense than bad dreams. Especially, fear (Z=-2.118, p=0.034) was rated as being significantly higher in nightmares than bad dreams. There were differences on time in bed, wake after sleep onset, sleep efficiency on the days with nightmares or bad dreams compared to other days; however, there were no differences in sleep parameters between nightmares and bad dreams.
Conclusions
The results suggest that nightmares may be qualitatively and quantitatively different from bad dreams in nightmare sufferers.
서 론
악몽이란 내용이 생생하게 기억나는 꿈으로, 꿈꾸는 사람에게 불쾌한 기분이 들게 하고 잠에서 깨도록 만드는 꿈으로 정의하는 데 반해[1], 나쁜 꿈은 불쾌한 기분이 들게 하고 내용이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은 공통적이지만 잠자는 사람을 깨어나게 하지는 않는 꿈을 의미한다[1,2]. 악몽 장애는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Fifth Edition에 수면-각성 장애 중 하나로 분류되어 있다[3]. 일반 인구에서는 흔치 않지만, 정신병리를 가진 임상군에서는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유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다[4-9].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했을 때 악몽 장애 유병률은 1~2%이고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악몽을 꾸는 사람은 2~6%에 지나지 않지만[3,10], 외상 후 스트레스 환자의 50~70%[1,11], 우울증 환자의 17.5%[12], 조현병 환자의 16.7%[12], 불면증 환자의 18.3%[4], 경계선 성격장애 환자의 49%[13], 해리 장애 환자의 57%가 높은 악몽 유병률을 나타낸다[14].
임상군에서 유병률이 높은 악몽은 정신병리적 증상인 불안[15], 우울[6,15], 신경증[15], 건강 행동 문제와 유의미한 관련이 있다고 다수의 선행 연구에서 보고되고 있다[6]. 특히, 악몽이 없다고 보고한 피험자들에 비해, 가끔 악몽을 꾼다고 보고한 피험자들은 자살을 시도할 위험이 1.57배 더 높았으며, 악몽이 빈번하게 있다고 보고한 사람들의 경우 자살의 위험이 급격하게 올라가며, 악몽을 전혀 꾸지 않는다고 보고한 사람들과 비교해 자살 위험이 2.05배 더 높았다[6]. 이처럼 악몽은 임상적으로 중요한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수행된 악몽 연구는 세 편에 불과하다[16-18].
악몽은 정신병리적 증상 및 특징뿐 아니라, 수면을 방해하며 일상 기능 및 전반적인 삶의 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19]. 악몽군의 수면에 대한 연구로 자기보고식 방법과 객관적 도구인 수면다원검사를 사용한 연구들이 있다. 수면다원검사와 자기보고식 검사를 사용한 Nielsen 등의 연구에서 한 달에 한 번 이상 악몽을 보고하는 악몽군이 정상군에 비해 우울 및 불안 수준이 더 높았을 뿐 아니라, 수면의 질이 더 안 좋았고, 수면을 통한 회복력이 더 낮은 것으로 보고되었다[20]. 수면다원검사만을 사용한 다른 연구에서도 악몽군이 정상군에 비해 수면의 구조 및 수면의 조절 기능이 전반적으로 손상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1,22]. 악몽군이 정상군에 비해 총 수면 시간, 수면의 질, 수면 효율성, 서파 수면의 비율이 더 낮았고, 수면 중 각성 빈도, 수면 잠복기, 1단계 수면, 수면 중 사지 운동의 빈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와 달리 국외에서는 악몽과 관련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그 연구 결과가 일관되지 않은 것이 지적되었다[23]. 그 주된 이유는 악몽의 정의상의 불일치, 악몽 빈도와 악몽 고통의 차이, 악몽을 측정하는 방법상의 차이에 있다[1,15,24]. 많은 선행 연구에서 악몽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가 제시되지 않거나, 정의가 제시되더라도 일관되지 않았다는 문제점이 있어 왔다[25]. 특히 악몽 정의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기준은 악몽으로 인해 잠을 깨는지의 여부(waking criteria)이다. 잠에서 깨는 기준을 악몽의 정의에 포함시키는 것은 악몽의 강도에 대한 간접적인 척도로서 여겨져 왔고, 일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Zadra 등의 연구에서 악몽과 나쁜 꿈에서 경험한 정서적 강도의 차이가 있음을 처음으로 밝혔다[2].
이렇게 악몽과 나쁜 꿈 사이에 깨고 깨지 않는 것과 관련하여 현상적 차이가 있지만 이것이 질적으로 차이가 있는 다른 범주적 분류(categorical classification)를 해야 하는 것인지, 하나의 현상인데 정도의 차이가 있는 차원적 분류(dimensional classification)를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26]. Robert와 Zadra가 대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악몽과 나쁜 꿈의 주제, 정서, 구조의 질적인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분석하였다[25]. 연구 결과, 악몽에서 가장 빈번하게 보고되는 주제는 신체적 공격이었고, 나쁜 꿈에서 가장 빈번하게 보고되는 주제는 대인관계적 갈등이었으며, Zadra 등의 연구와 마찬가지로 악몽이 나쁜 꿈보다 정서적 강도가 더 강렬한 것으로 보고되었다[2].
이렇게 악몽과 나쁜 꿈의 차이에 대한 연구와 악몽군과 정상군의 수면 양상을 비교한 연구가 존재하지만, 악몽군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현재까지 부재하다. 악몽을 빈번하게 꾸고 악몽으로 고통 받는 악몽군과 정상군 사이의 수면 구조가 다르다는 점에서 악몽군만을 대상으로 하여 악몽과 나쁜 꿈 사이의 꿈의 주제, 정서적 강도와 꿈을 꾼 날의 수면 양상에 차이가 있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악몽군만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본 연구의 가설은 다음과 같다.
가설 1. 악몽과 나쁜 꿈에 따라 꿈의 주제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가설 2. 악몽과 나쁜 꿈에 따라 꿈에서 경험하는 정서적 강도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가설 3. 악몽과 나쁜 꿈을 경험한 날의 수면 양상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방 법
연구대상
본 연구에서는 악몽 심각도 척도(Disturbing Dream and Nightmare Severity Index, DDNSI)의 임상 절단점 10점을 기준으로 30대 미만의 악몽군 환자 25명이 연구참여자로 선정되어 모바일 기반의 수면 및 꿈 일지에 2주간 응답하였다[27]. 2주간 악몽과 나쁜 꿈을 전혀 꾸지 않은 1명을 제외하고 24명의 자료가 최종 분석에 사용되었다. 성별 구성은 여성 18명, 남성 6명으로 여성이 더 많았으며, 평균 나이는 만 23.29세(±3.88)로 연령 범위는 만 19세에서 31세였다. 학력은 대학교 재학 19명, 대학교 졸업 3명, 대학원 재학 2명이었다.
연구절차
웹 홍보물을 통해 연구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연구 스크리닝을 위해 악몽 심각도 척도(DDNSI)를 실시하였다. 임상 절단점 10점 이상인 사람들에게 전화로 연락을 하여 연구 절차 및 보상에 대한 안내 이후 연구 참여 의사를 확인하고 연구소에 방문하도록 하였다[27]. 연구 참여자들에게 연구 참여를 위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사용법, 악몽과 꿈의 종류 및 주제에 대한 정의, 각 문항에 응답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이 1시간가량 이루어졌다.
모든 연구 참여자들에게 악몽, 나쁜 꿈, 가위 눌림이나 야경증, 자각몽, 하늘을 나는 꿈에 대한 정의가 첫 번째 방문시 제시되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2주 동안 수면과 꿈 일지에 대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보고하도록 안내되었다. 2번의 연구소 방문과 2주간의 참여에 대한 보상으로 연구 참여 수준에 따라 차등적으로 참여에 대한 사례금이 지급되었다. 본 연구의 절차는 연구 진행 기관의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았으며, 모든 연구 참여자의 자발적 동의를 받은 이후에 수행되었다.
측정도구
악몽 심각도 척도(DDNSI)
악몽군을 선별하기 위하여 Krakow 등이 연구에서 사용한 악몽 심각도 척도(DDNSI)를 번안하고[27], 역번역을 통해 검토 후 사용하였다. DDNSI는 총 5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악몽의 빈도와 심각도를 측정하는 척도로서 악몽 빈도 질문지(Nightmare Frequency Questionnaire)의 확장판 질문지이다[28]. 각 문항들은 매주 단위로 악몽을 꾸는 밤의 수(0~7), 하룻밤 최대 2회까지 응답 가능하게 하여 악몽을 꾸는 횟수(0~14), 악몽 때문에 깨는 빈도(0=깨지 않음~4=항상 깬다), 악몽의 심각도 수준(0=문제 없음~6=극도로 심각), 악몽의 강도(0=강도 없음~6=극도로 심함)를 평가한다. 악몽의 심각도는 특정 시간 동안 축적된 전체 증상의 심각성을 나타내고, 악몽의 강도는 전형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세기를 의미한다. 악몽의 만성도에 대해 주관적으로 응답하도록 하는 2번 문항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점수의 합으로 악몽 문제의 심각도 지수(점수 범위: 0~37)를 산출할 수 있으며 10점 이상을 악몽군으로 구분한다.
악몽 일지(Nightmare diary)
본 연구에서는 꿈 측정의 표준적인 측정 방식으로 증명된 체크리스트 방식의 악몽 일지를 사용하였다[1]. 악몽 일지는 총 12개의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고, 선행 응답에 따라 설문지 구성이 달라지도록 설계되었다. 악몽 일지를 통해 꿈을 꿨는지의 여부, 지난 밤 꾼 꿈의 종류, 나쁜 꿈/악몽의 주제, 악몽과 나쁜 꿈을 꿀 때 경험하는 정서의 강도에 대해 1~9점 리커트 척도(매우 약함-매우 강함)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악몽/나쁜 꿈의 주제
본 연구에서는 Robert와 Zadra의 연구에서 사용한 12가지의 주제를 그대로 사용하였다[25]. 이 주제는 전형적인 꿈 주제 목록(Typical Dream Questionnaire, TDQ)의 수정판을 사용하여 그 중에서도 악몽/나쁜 꿈과 관련 있는 주제를 찾기 위한 선행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선정되었다[29-31]. Robert와 Zadra 연구에서는 평가자가 연구 참여자의 악몽과 나쁜 꿈 일기에 대해 12가지 주제 목록으로 평가한 반면에, 본 연구에서는 연구 참여자에게 각 주제의 정의를 교육한 이후에 스스로 응답을 하도록 하였다[25]. 이 주제들은 국내에서 TDQ의 수정판을 사용한 연구의 한국어 버전을 참고하여 한국어로 번안되었다[30,32,33]. 제시된 주제는 쫓김(being chased), 신체적 공격(physical aggression), 대인관계 갈등(interpersonal conflicts), 비정상적 환경(environmental abnormality), 사악한 존재(evil presence), 사고(accidents), 재난과 재앙(disaster/calamity), 실패나 무력감(failure or helplessness), 벌레나 해충(insects/vermin), 건강과 관련된 걱정이나 죽음(health-related concerns and death), 걱정과 우려(apprehension/worry), 기타 기이한 내용(others)이었다. 중복 응답이 가능했기 때문에 정의상 중복 응답될 수 없는 꿈 주제는 데이터 분석 단계에서 조건을 충족하는 응답만 유효하도록 처리되었다.
악몽/나쁜 꿈의 정서적 강도
불쾌한 꿈에서 경험하는 정서의 약 90%를 설명하는 7가지의 정서 종류에 대한 연구 결과를 번안하여 본 연구에서 그대로 사용하였다[2]. 관련 선행 연구를 참고하여 최종적으로 악몽과 나쁜 꿈의 주된 정서인 두려움(fear), 분노(anger), 슬픔(sadness), 혼란스러움(confusion), 역겨움(disgust), 죄책감(guilt), 좌절감(frustration)과 모든 긍정적인 정서(positive emotion), 기타 감정(others)으로 구성된 9가지의 정서에 대해 응답하도록 하였다[25]. Robert와 Zadra 연구에서는 악몽과 나쁜 꿈에서 경험할 수 있는 정서적 강도의 존재 여부와 강도를 5점 리커트 척도를 사용하여 측정했지만[25], 본 연구에서는 최초 연구인 Zadra 등과 동일하게 9점 리커트 척도(매우 약함~매우 강함)를 사용하였다[2]. 하지만 악몽과 나쁜 꿈일 경우에만 꿈에서 경험한 정서의 존재 여부에 대해 확인하였기 때문에 선행 연구와 달리 해당 정서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따로 측정하지 않았다.
수면 일지(Sleep diary)
수면 일지는 잠자리에 든 시간(bed time), 수면 잠복기(sleep onset latency, SOL), 입면 후 각성 시간(wake after sleep onset, WASO), 잠에서 깬 시간(wake time), 잠자리에서 나온 시간(time out bed)과 같은 수면 변인으로 구성되었고, 이 자료를 기반으로 총 수면 시간(total sleep time, TST)을 계산하였다.
분석 방법
악몽과 나쁜 꿈에 따른 꿈의 주제, 꿈에서 경험한 정서적 강도, 수면 양상의 차이를 검증하기 위해 기술통계, 카이제곱 검정, Wilcoxon signed rank 검정을 실시하였다. 악몽과 나쁜 꿈의 주제의 과잉 대표성을 방지하기 위해 각 연구 참여자별로 악몽과 나쁜 꿈을 각각 최대 2개씩 꿈의 주제에 대한 분석에 포함시켰다. 첫 번째로 보고한 악몽이나 나쁜 꿈은 모두 포함시키고, 그 밖에 추가로 보고한 경우에 랜덤하게 표본을 추출하였다[25]. 또한, 전체 악몽과 나쁜 꿈에 대해 연구 참여자별로 악몽을 꾼 날과 나쁜 꿈을 꾼 날에 보고한 정서 각각의 평균값과 수면 변수를 계산하여 분석에 이용하였다. Shapiro-Wilk 검정을 통해 악몽과 나쁜 꿈의 정서적 강도 및 수면 변수의 정규성 가정을 검증하였을 때, 정규성 가정을 충족하지 않아 비모수 검정을 실시하였다. 모든 결과의 분석은 SPSS for Windows version 22.0(IBM Corp, Armonk, NY, USA)을 사용하여 이루어졌다.
결 과
24명의 연구 참여자가 2주간 평균적으로 보고한 악몽 빈도는 1.24회(SD=1.80)였고, 나쁜 꿈 빈도는 4회(SD=2.27)였다. 이 중 악몽을 한 번도 보고하지 않고 나쁜 꿈만 보고한 사람은 11명이었으며, 악몽만 보고한 사람은 1명, 악몽과 나쁜 꿈을 둘 다 보고한 사람은 12명이었다.
악몽과 나쁜 꿈의 주제
49.2%의 꿈이 하나의 주제만을 가진 것으로 보고된 반면, 50.8%의 꿈이 두 개 이상의 주제를 가진 것으로 보고되었다. 악몽이 나쁜 꿈보다 두 개 이상의 주제를 가진 꿈이 유의하게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70% vs. 42.2%; χ2 =4.27, p=0.03). 악몽과 나쁜 꿈에 따른 주제의 분포는 Table 1에 제시되어 있다. 악몽인 경우에 사악한 존재(evil presence)(악몽: 35% vs. 나쁜 꿈: 0%)가 유의하게 더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명목 변수 간 상관 분석을 추가로 실시한 결과 악몽과 나쁜 꿈 여부와 사악한 존재(evil presence)의 주제 여부 간의 강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Cramer’s V=0.52, p<0.001).
악몽과 나쁜 꿈의 정서적 강도
악몽과 나쁜 꿈에 따라 꿈에서 경험하는 정서적 강도의 평균이 Table 2에 제시되어 있다. 긍정적 정서를 제외하고는 모든 부정적 정서에서 악몽이 나쁜 꿈보다 정서적 강도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두려움(Z=-2.118, p=0.034)과 긍정적 정서(Z=-2.934, p=0.003)에서 악몽과 나쁜 꿈 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악몽과 나쁜 꿈의 수면 양상
악몽군의 2주간의 평균적인 수면 양상은 Table 3과 같다. 악몽이나 나쁜 꿈을 꾼 날과 일반적인 날의 수면 양상을 비교한 결과는 Table 4와 같다.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time in bed)(Z=-2.857, p=0.004), 입면 후 각성 시간(WASO)(Z=-3.629, p<0.001), 수면 효율성(sleep efficiency)(Z=-2.343, p=0.019)의 차이는 유의미했지만 수면 잠복기(SOL)(Z=-0.571, p=0.568)와 실제 수면 시간(TST)(Z=-1.914, p=0.056)의 차이는 유의미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악몽이나 나쁜 꿈을 일반적인 날에 비해 꾼 날이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과 입면 후 각성 시간, 총 수면 시간이 더 길었고, 수면 효율성은 더 낮았다. 악몽과 나쁜 꿈에 따라 경험하는 수면 양상을 분석하는 결과는 Table 5와 같다. 악몽을 꾼 날과 나쁜 꿈을 꾼 날에 따라 수면 양상의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찰
본 연구는 악몽군만을 대상으로 악몽과 나쁜 꿈의 현상적인 차이에 대해 연구한 최초의 연구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악몽과 나쁜 꿈의 차이에 대한 선행 연구의 설계를 참고하여 악몽군만을 대상으로 악몽과 나쁜 꿈의 질적, 양적 차이에 대해 탐색적으로 밝히고자 하였다. 세부적으로 악몽과 나쁜 꿈에 따른 꿈의 주제, 꿈에서 경험하는 정서적 강도, 그리고 수면 양상의 차이에 대해 살펴보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악몽과 나쁜 꿈의 주제에 따라 꿈의 주제 및 꿈에 대한 정서적 강도와 같은 질적 차이가 있었다. 그렇지만 악몽을 꾸는 날과 나쁜 꿈을 꾸는 날에 따른 수면 양상의 차이는 없었다.
본 연구의 주요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악몽의 경우 사악한 존재(evil presence)가 가장 빈번한 주제로 보고되었고, 나쁜 꿈에서는 대인관계적 갈등(interpersonal conflicts)이 가장 빈번한 주제로 보고되었다. 특히, 사악한 존재(evil presence)에 대한 꿈의 경우 나쁜 꿈보다 악몽에서 더 유의하게 빈번하였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Robert와 Zadra의 연구에서는 악몽에서는 신체적 공격(physical aggression)이 가장 빈번하였고, 나쁜 꿈에서는 대인관계적 갈등(interpersonal conflicts)이 가장 빈번한 주제로 보고되었다[25]. 선행 연구와 주제상의 차이가 있지만 악몽의 경우 보다 강렬하고 비일상적인 내용의 주제일 확률이 높은 반면, 나쁜 꿈의 경우 보다 일상적인 내용의 주제일 확률이 높은 것을 시사한다. 또한, 선행 연구와 마찬가지로 본 연구에서도 악몽이 나쁜 꿈에 비해 하나의 꿈에서 보다 더 여러 개의 주제를 보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5]. 이러한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하나의 꿈 삽화에서 악몽이 나쁜 꿈보다 더 많은 주제를 담고 있고, 비현실적이며 이상성(bizarreness)이 보다 더 크게 지각될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것은 수면 단계에 따라 꿈의 내용이 차이가 있는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 Rapid eye movement(REM) 수면에 꾸는 꿈이 보다 정서적 강도가 강하고 비현실적이며 기이하고[34], non-REM 수면에서의 꿈은 보다 현실적이며 직접적인 생각과 유사하고, 최근에 경험한 기억을 내용으로 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35,36]. 이것은 시각적 인지와 정서적 기억을 통합하고자 하는 REM 수면의 기능과 일화적 기억을 의식적인 수준으로 통합하는 non-REM 수면의 기능 상의 차이와도 관련이 있다[37].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나쁜 꿈보다 비현실적이고 기이한 내용을 포함하는 악몽이 정서 처리를 하는 REM 수면 단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생기는 차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악몽과 나쁜 꿈에서 경험하는 부정적 정서의 강도를 비교한 결과, 악몽에서 경험하는 모든 종류의 부정적 정서적 강도가 나쁜 꿈에서 경험하는 부정적 정서적 강도보다 더 크다는 가설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악몽과 나쁜 꿈의 정서적 강도를 비교한 선행 연구의 결과와도 일치하는 결과이다[2,25]. 이 결과는 수면 중 각성이라는 악몽과 나쁜 꿈을 구분하는 기준이 악몽과 나쁜 꿈의 강도를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표지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악몽과 나쁜 꿈 사이에 현상적인 유사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질적 혹은 양적 차이가 있는 구분되는 현상이라는 것을 지지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26]. 특히, 제시된 여러 가지 부정적 정서 중에서 “공포”에 대해 악몽이 나쁜 꿈보다 통계적으로 더 유의하게 높은 정서적 강도가 보고되었다. 이는 선행 연구에서 악몽과 나쁜 꿈을 모두 보고한 집단의 악몽과 나쁜 꿈을 비교했을 때, 악몽에서 “공포”에 대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더 높은 정서적 강도를 보고하였다는 결과와 일치한다[2,25]. 이것은 “공포”가 악몽과 나쁜 꿈을 구분하는 정서 범주일 수 있다는 점을 지지한다. 특히 신경인지모델(neurocognitive model)이라는 악몽에 대한 통합적 모델을 제시한 Levin과 Nielsen은 악몽을 설명할 때 공포라는 정서에 주목하였다[1]. 신경인지모델은 동일한 자극에 대해 정서적 조절에 취약한 특성(trait)과 정서적 부하량(예: 스트레스원)이 증가된 상태가 공존할 때 악몽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이 모델에 의하면 꿈을 꿀 때의 정서적 고통과 정서적 부하량이 공포와 관련된 기억이나 부정적 정서를 활성화시키고, 그것을 공포-소거 과정(fear-extinction processes)을 통해 정서 처리를 하게 된다. 그렇지만 정서 처리가 실패할 경우, 악몽이라는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본 연구 결과는 신경인지모델에서 설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악몽은 나쁜 꿈보다 공포 관련 기억과 더 큰 관련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악몽군을 대상으로 악몽과 나쁜 꿈에 따른 수면 양상의 차이에 대해 살펴보았다. 선행 연구를 살펴보면 악몽군과 정상군의 객관적인 수면 구조 및 주관적인 수면 정보 및 정서 상태에 대해 비교하거나[20-22],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가진 악몽군의 치료 효과성 검증을 위한 연구에서 주관적인 수면의 질에 대해 조사한 연구는 있지만[38-45], 악몽군의 수면 양상에 대해 악몽과 나쁜 꿈으로 구별하여 살펴본 연구는 부재하다.
또한, 본 연구는 악몽이나 나쁜 꿈을 꾸는 날과 일반적인 날의 수면 양상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밝혔다. 악몽이나 나쁜 꿈을 꾸는 날이 일반적인 날에 비해 수면 유지에 문제가 있고, 수면 효율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경우 모두 수면 개시에는 유의한 문제가 없었지만 악몽이나 나쁜 꿈을 꾼 날은 수면 도중 각성을 하게 되어 수면에 방해를 받고, 그것을 보상하기 위해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이 더 긴 양상을 보였다. 이처럼 본 연구는 악몽군의 수면 양상이 악몽이나 나쁜 꿈 발생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검증하였다. 이에 따라 악몽군의 수면 문제 개선을 위해서 악몽이나 나쁜 꿈에 대한 개입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렇지만 악몽을 꾼 날과 나쁜 꿈을 꾼 날 간의 수면 양상에는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나쁜 꿈 역시 악몽과 마찬가지로 임상적으로 유의미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본 연구의 의의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선행 연구에 비해 보다 타당도가 높은 방식으로 악몽 및 수면에 대해 측정하였다. 악몽 측정의 방법론에 대한 선행 연구에서 일기로 악몽 경험을 기술하는 방식은 연구 참여자의 부담을 증가시킴으로써 자극적이고 강렬한 내용의 꿈만 편향되게 보고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23]. 본 연구에서는 선행 연구에서 검증된 것을 기반으로 체크리스트 형식을 사용하여 데이터의 타당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선행 연구에서 밝혀진 악몽과 나쁜 꿈의 주제와 정서적 강도에 대하여 악몽군을 대상으로 확인하였다. 악몽은 일반 인구에서는 흔치 않고, 임상 요인과 관련이 깊다는 점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악몽과 나쁜 꿈의 양적, 질적 차이를 탐색적으로 밝힌 것은 의의가 있다. 셋째, 본 연구는 악몽과 나쁜 꿈을 구분하는 “수면 중 각성” 기준이 악몽의 강도를 나타내는 간접적인 지표가 될 수 있으며, 이러한 양상에 따라 악몽에 대한 치료에서 다르게 개입할 필요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넷째, 악몽군에서 악몽이나 나쁜 꿈을 꾼 날이 이러한 꿈을 꾸지 않은 날보다 수면 상태가 유의하게 좋지 않았고, 악몽을 꾼 날과 나쁜 꿈을 꾼 날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를 통해 악몽군의 악몽뿐 아니라 나쁜 꿈도 수면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으며, 수면 문제의 개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국내의 악몽 관련 연구의 학문적인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일반 인구에서 악몽은 거의 경험하지 않거나, 경험하더라도 심각한 기능상의 손상을 초래하지 않는 데에 반해 임상군에서 악몽은 유병률이 높고 임상적 고통 수준 및 경과에서 유의미한 요인이라는 점에서 연구의 필요성이 강조되어야 한다.
이러한 본 연구의 의의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의 제한점과 추후 연구에 대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악몽 문제가 심각하다고 볼 수 있는 임상 절단점 점수를 사용하여 연구 대상을 한정하였지만, 악몽과 관련한 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정신병리들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임상군을 대상으로 한 일반화에 한계를 갖는다. 특히, 외상성 악몽을 꾸는 사람을 따로 구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선행연구와 비교할 때 한계가 있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공병 질환과 외상성 악몽과 비외상성 악몽의 차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적은 표본 수를 고려하여 분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의 표본 수가 적기 때문에 개인차가 연구결과에 큰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갖는다. 셋째, 꿈의 특성상 객관적 측정이 불가능하고 자기 보고에 의존하였다는 점에서 연구 결과의 객관성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추후 연구에서는 수면 지표에 대해서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를 사용하여 객관적인 측정을 통해 악몽의 영향력에 대해 검증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넷째, 통제군 없이 악몽군만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정상군과 비교하여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기 어렵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악몽과 나쁜 꿈의 차이에 대해 정상군과 비교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