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직장통증으로 유발된 수면장애
Sleep Disorder Caused by Proctalgia Fug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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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Proctalgia fugax is characterized by severe cramp like pain in anorectal area. It is a common functional gastrointestinal disorder, but symptoms of proctalgia fugax are usually too brief and mild to refer to physicians. However, a few patients with severe proctalgia fugax attack could suffer from recurrent wakening. Our patient complained recurrent brief and sharp anorectal pain occurring predominantly during sleep. He underwent an overnight polysomnography and magnetic resonance imaging of the brain. Also, for excluding anorectal organic lesion, we performed colonoscopy and physical examination. But, there were no pathologic finding and he was clinically diagnosed with proctalgia fugax. We describe the rare case of sleep disorder, caused by proctalgia fugax.
수면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수면장애를 세분화하고 수면자체의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의학적 배경으로 유발되는 수면장애에 대한 관심도 깊어지고 있다. 간헐적 직장통증(proctalgia fugax)은 의료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항문직장계 질환으로 항문 및 직장 주위의 짧고 심한 통증이 다른 구조적 이상 없이 발작성으로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1 현재까지는 양성 소화기 질환으로만 인식되어 신경과 영역에서는 생소한 질환이다. 증상의 지속시간은 수분 이내로 짧고 1년에 5회 이하의 빈도로 발생하는 경우가 절반 이상으로, 지역의 설문조사를 통해 조사된 유병률은 8~18%에 이르나 의료인을 찾는 경우는 환자의 20% 이하로 알려져 있다.2,3 증상의 발생은 각기 다른 간격으로 불규칙하게 발생하고, 시간대나 계절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4 저자들을 주로 수면시간에 발생한 간헐적 직장통증으로 유발된 수면장애를 보고하여 추후 진료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증 례
고혈압과 흡연력 있는 40세 남자가 10년 전부터 수개월에 1차례씩 발생하였던 항문 및 직장 부위 통증이 1~2개월 전부터는 매일 1차례 가량으로 빈도가 증가하고 수면 도중 발생하여 매일 잠에서 깨어 병원에 왔다. 주로 새벽녘 수면 중에 증상이 발생하고, 낮 시간에 활동 중 발생하는 경우도 수일에 한 번씩 있었다. 회음부 부위에서 뭔가 표현할 수 없는 통증이 퍼져나가며 경직되는 느낌이라고 하나, 실제로 몸이 경직되지는 않았으며 다리를 들어 허벅지를 당기면서 움직이면 10초 이내에 증상이 호전되었다. 특별한 유발요인 없이 발생하고, 발기와는 연관성이 없었으며, 내원 전 비뇨기과에서 전립선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였으나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매일 새벽에 잠에서 깨어 통증이 가라앉으면 다시 잠에 들면서 낮 시간에 피로감을 호소하였으며, 평소 항문 주위 통증이나 복통, 혈변, 변비 등의 증상은 없었다. 활력징후는 수축기 혈압 190 mm Hg로 상승된 소견 이외에는 정상이었으며, 이학적 진찰상 항문 주위 치열, 치핵 등의 병변은 관찰되지 않았다. 신경학적 진찰에서도 위약감이나, 감각저하, 심부건반사, 바빈스키징후 등 이상소견은 없었다. 증상이 없을 때 시행한 직장수지검사상에서 항문압력도 정상이었다.
항문 및 직장 부위 통증과 함께 발생하는 잠에서 깨는 수면장애에 대한 평가를 위해 뇌전증 및 뇌기질의 문제를 감별하고자 뇌자기공명영상검사 및 수면다원검사(뇌파검사 포함)를 시행하였다. 동시에 소화기의 기질적 문제 감별을 위해 소화기내과 협진을 진행하였다. 뇌자기공명영상검사는 정상이었고, 소화기내과 협진을 통해 시행한 대장내시경에서는 우연히 발견한 용종 이외에 다른 소견은 없었다. 뇌파와 함께 시행한 수면다원검사에서 극파(spike), 예파(sharp wave) 등 뚜렷한 뇌전증양파(epileptiform discharge) 소견은 없었으며, 통증과 함께 잠에서 깨는 일이 2차례 있었다. 각각 N2 수면 및 렘수면 상태에서 증상이 발생하여, 각성뇌파로 변화되면서 환자가 잠에서 깨었고, 통증을 호전시키기 위해 허벅지를 당기는 모습이 관찰되었으며 증상은 약 10초 가량 지속되었다(Fig. 1). 증상 발생 당시 환자와 의사소통이 가능하였으며, 환자는 발생 상황에 대해 기억하고 있었다. 증상 발생시 직장수지검사를 통한 항문 내압 측정은 시행하지 못하였다.
임상양상 및 뇌파, 수면다원검사 소견으로 미루어 뇌전증으로 인한 증상 발생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하였으며, 간헐적 직장통증으로 인한 사건수면(parasomnia)의 일환으로 진단하여 치료를 시작하였다. 국제수면질환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Sleep Disorders-2)로는 특징되지 않는 다른 종류의 사건수면(other parasomnia not otherwise specified)으로 진단하였다.
간헐적 직장통증에 대한 치료로 우선 질병에 대한 이해를 돕고 좌욕 등 보존적 방법을 교육하였다. 약물치료로는 칼슘채널차단제(benidipine HCl 8 mg)와 페니토인(phenytoin) 100 mg을 복용 시작하였으며, 약물 투약 후 환자 통증의 강도는 줄어들고 빈도는 비슷하게 유지되었다. 이후, 혈압 조절을 위해 안지오텐신수용기 차단제(angiotensin receptor blocker, olmesartan)를 추가하였으며 2개월 이후 환자는 추적 소실되었다.
고 찰
간헐적 직장통증은 기능성 소화기 질환 중 직장항문질환에 속하며 종양, 염증, 직장 탈출 등의 기질성 원인을 배제한 후 진단이 가능하다.4 증상이 비슷하여 주로 감별해야 할 질환으로는 항문올림근 증후군(levatorani syndrome), 꼬리뼈통증(coccygodynia)이 있다. 항문올림근 증후군(levatorani syndrome)은 직장 부위에 둔한 통증 및 짓누르는 듯한 증상이 장시간 앉는 자세에 악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증상 지속시간이 비교적 길어 수시간에서 수일까지 지속되며, 수술 및 외상 등 기계적 요인이 동반된 경우가 많다. 촉진상 치골직장근 근육(puborectalis muscle)이 두드러지면서 압통을 호소한다. 꼬리뼈통증(coccygodynia)은 꼬리뼈 부위의 통증이 바닥에 닿아 압박을 받으면 증상이 악화되며, 꼬리뼈 주위의 급성 또는 만성 손상이 골관절염을 유발하여 발생한다. 반면, 간헐적 직장통증은 수초에서 수분 가량의 짧은 항문 및 직장 부위 통증을 특징으로 하며, 증상 발생 사이 증상이 전혀 없다. 직장수지검사를 비롯한 진찰상 특이소견이 없는 것도 주요한 특징이다.4 발병 기전은 아직 명확하지는 않으나, 항문주위 근육의 일시적인 경련 및 음부신경의 압박이 원인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4-6 치료로는 좌욕 및 질병에 대한 교육을 바탕으로 칼슘채널차단제, 알파수용체 작용제를 사용해 볼 수 있으며, 증상의 호전이 없을 시에는 보툴리눔주사 또는 음부신경차단술을 통해 호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5,7 본 환자는 소화기 질환을 감별한 후,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뇌전증 및 다른 원발성 수면 질환을 배제하여 간헐적 직장통증으로 발생한 수면장애, 즉 사건 수면의 한 종류로 볼 수 있다. 양성 소화기 질환으로 대부분 경미하나, 본 환자처럼 그 빈도 및 강도가 심한 경우 수면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며 약물치료 및 좌욕 등의 보존적 치료를 동반하여 증상의 강도가 감소된 것을 확인하였다.
수면장애를 유발하는 다양한 원인이 있음을 이해하고, 본 환자처럼 양성 소화기 질환 중 하나인 간헐적 직장통증의 임상양상 및 진단, 치료 과정을 이해하면 추후 수면장애를 접근하는 임상 진료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