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염 후에 발생한 렘수면행동장애 3예
Three Cases of Rapid Eye Movement Sleep Behavior Disorder after Encephali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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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Most secondary form of rapid eye movement (REM) sleep behavior disorder (RBD) is associated with neurodegenerative diseases or narcolepsy. However, RBD may also occur in acute or subacute conditions involving the central nervous system, for example structural lesions, encephalitis, Guillain-Barré syndrome, drug and alcohol withdrawal. Three patients developed RBD after acute inflammatory encephalitis, which lasted for 3 months to 1 year. They talked, moved and walked nightly while asleep. During night polysomnography, there were REM sleep without atonia and abnormally increased REM sleep as 37–87% of total sleep. The RBD improved with clonazepam and there was no recurrence at 1 year follow-up. The global encephalitis could be responsible for the RBD and destruction of sleep architecture.
렘수면행동장애(rapid eye movement sleep behavior disorder)는 렘수면 동안 정상적으로 발생하는 골격근의 무긴장증(atonia)이 소실되어, 꿈의 내용과 관련된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렘수면행동장애는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과 증후성으로 나눌 수 있다. 대부분의 증후성 렘수면행동장애는 기면증, 만성 진행성 질환인 파킨슨병, 레비소체치매(dementia with lewy bodies), 다기관위축증(multiple system atrophy) 등의 다른 질환과 연관되어 발생한다.1-3 하지만 급성 또는 아급성 중추신경계 장애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주로 뇌간을 침범하는 뇌의 구조적인 병변이 있거나, 중추신경계질환으로 뇌염이나 길랭-바레증후군 등이 있을 수 있고,4 약물(tricyclic antidepressant,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selective serotonin and noradrenaline reuptake inhibitor, monoamine oxidase inhibitor, beta-adrenergic blocker)의 사용 혹은 중단에 의해 유발되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이 중 뇌염 이후에 렘수면행동장애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따라서 저자들은 뇌염으로 인해 전반적인 뇌기능장애가 발생한 후 이로 인해 가역적인 수면해리와 렘수면행동장애가 발생한 세 가지 증례를 관찰하였고, 이에 대한 국내 보고가 없어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증 례 1
27세 여자가 조절되지 않는 발작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내원 당시 시행한 신경학적 검사상 단순 지시 사항에 따를 수 있는 정도의 경미한 의식 저하를 보이며, 양측 상하지의 마비가 있어 상지는 motor grade IV, 하지는 motor grade III로 측정되었고, 경직이 동반되었다. 과거력에서 특이 병력은 없었다. 내원 40일 전부터 두통이 발생하였고, 약 한 달 전부터 인지장애와 혼돈, 환각 증상이 발생하여 타원에 입원하였다. 입원 당일부터 전신의 강직간대발작양상으로 10분간 발작이 발생하였고 발작은 3시간 간격에서 40분 간격으로 빈도가 감소하면서 발작 사이에 의식 호전이 없어 뇌전증지속증으로 진단 후 항뇌전증제를 사용하였다. 당시 뇌자기공명영상에서는 이상소견이 보이지 않았고, 증상 발생 2주 뒤에 시행한 뇌척수액 검사에서 압력 23 cmH2O, 백혈구 66/μL, 림프구 66%, 적혈구 1/μL, 당 70 mg/dL, 말초혈액당 109 mg/dL로 바이러스성 뇌염으로 진단하여 acyclovir를 사용하였다. 증상 발생 한 달 뒤에 시행한 뇌척수액 검사상 이전에 보이던 뇌척수액 세포증가증 소견이 호전되었다. 입원 중 시행한 뇌파에서는 서파가 관찰되었고, 발작방전(ictal discharge)은 관찰되지 않았다. 지속적 발열이 있어 시행한 복부 컴퓨터단층 촬영상에서 오른쪽 난소에 기형종(teratoma)이 발견되었고 항-N-Methyl-D-Aspartate(NMDA) 수용체뇌염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항뇌전증제는 서서히 줄여 나갔으나 환자는 지속적으로 인식이 없었고, 사지가 뻣뻣한 모습, 입을 계속 오물거리고 눈을 깜빡이는 모습을 보여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두 차례 사용하였고, 입원 한 달째부터 주위 상황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고, 두 달째부터 명령수행이 가능했고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세 달째부터 의사소통이 가능했고, 장기간 침상생활로 인한 사지 위약에 대해 재활치료를 시작하였다. 입원 네 달째부터 밤에 잘 때 잠꼬대를 하고, 눈을 뜨고 돌아다녔고, 옷을 벗고 다른 사람 침대에 가서 서 있는 등의 이상 행동을 보였다. 이러한 행동을 한 것을 아침에는 기억하지 못하였고 상기 증상은 매일 밤마다 발생하였다. 수면장애를 의심하여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하였다(Fig. 1). 수면다원검사 결과상 수면잠복기는 0분으로 단축되어 있었고, 검사시간 425분 중 258분 동안 수면을 취하여, 수면효율(sleep efficiency)은 60.5%로 감소되어 있었다. 수면 중 각성지수(arousal index)가 9.79 /h였고, 주로 무호흡과 동반되어 깨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깨는 경우가 많았다. 무호흡-저호흡지수(apnea-hypopnea index)는 12.8 /h로 경도의 수면무호흡증이 있었다. 수면구조에서는 N1수면과 렘수면이 각각 57.6%, 37.7%로 증가되어 있었고, N2와 N3수면은 각각 4.27%, 0.39%로 감소되어 있었다. 수면구조가 파괴되어 N1수면, 렘수면, 각성이 주기적으로 반복되었다. 렘수면 중 사지의 움직임이 관찰되었으며, 턱 근긴장의 증가(REM sleep without atonia)를 동반하였다. 이러한 소견을 종합하였을 때 렘수면행동장애로 진단할 수 있었다. 클로나제팜(clonazepam)을 사용하면서 렘수면행동장애는 서서히 호전되는 경과로 타원으로 전원하였다. 발병 1년 뒤에 기억력은 정상이고 경련은 보이지 않았으며 렘수면행동장애도 호전되어 항경련제와 클로나제팜을 중단하였다. 이후 1년간 추적관찰 하였으나 증상의 재발은 없었다.
증 례 2
40세 남자가 행동이상을 주소로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과거력상 갑상샘유두암종(thyroid papillary cancer)으로 갑상선전절제술을 받았던 병력이 있었다. 환자는 내원 한 달 전에 두통과 발열이 동반되어 타원에 입원하였고, 당시 시행한 뇌척수액검사상 백혈구 289/μL, 림프구 66%, 단백질 91 mg/dL, 당 53 mg/dL, 말초혈액당 118 mg/dL, 아데노신 탈아미노효소(adenosine deaminase, ADA) 2.9 U/L로 확인되었다. 뇌자기공명영상에서는 경미한 연수막(leptomeninges)의 조영증강이 관찰되었다. 상기 소견으로 바이러스성 수막염으로 진단 후 수액치료를 하였다. 내원 2주 전부터 이전에 비해 고집이 세지는 성격변화를 보였으며, 현실과 비현실을 혼돈하였고, 환각증상이 발생하였다. 이에 바이러스성 뇌염으로 진단 후 acyclovir를 투여하였다. 다시 시행한 뇌척수액검사에서 백혈구는 68/μL로 감소하였지만 ADA가 4.5 U/L로 이전보다 증가되어 결핵성 뇌염 의심하에 항결핵제를 시작하였다. 내원 일주일 전부터 서서히 말을 못하더니 전혀 말을 하지 못하였고, 얼굴이 움찔거리는 이상운동이 발생하여 본원으로 내원하였다. 당시 시행한 신경학적 검사에서 명령수행은 2단계까지 가능하였고, 의식은 명료하였으나 말을 전혀하지 못했고, 심한 연하장애가 동반되어 있었다. 간헐적으로 입 주위와 사지에서 근간대경련(myoclonus)이 관찰되었다. 뇌파에서 중심부(central area)에서 간헐적인 극파가 관찰되어 항뇌전증제를 사용하였다. 다시 시행한 뇌자기공명영상의 액체감쇠역전회복영상(fluid attenuated inversion recovery image)에서 고랑(sulcus)을 따라 고음영이 관찰되어 연수막염(leptomeningitis) 소견으로 판단하였다. 부종양증후군 관련 뇌염과 자가면역질환 관련 뇌염을 감별해주기 위해 암 선별검사를 시행하였고, 자가면역 항체들을 검사하였지만 특이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이후 증상의 일중변동은 있었지만 호전경과로 다시 간단한 말을 하기 시작하였고, 입원 2주째부터 정상적으로 말을 할 수 있었다. 입원 16일째부터 수면 중에 헛손질과 몸을 움직이며 말을 하는 모습이 매일밤 관찰되어 렘수면행동장애를 감별하기 위해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하였다(Fig. 2). 수면잠복기는 32.1분으로 정상이었고, 검사시간 442분 중 425분 동안 수면을 취하여, 수면효율은 96%로 정상이었다. 수면 중 각성지수가 16.9 /h였고, 주로 주기사지운동과 동반되어 깨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깨는 경우가 많았다. 무호흡-저호흡지수는 2.3 /h로 정상이었다. 수면구조에서는 N1수면은 6.7%로 정상이었고, N2와 N3수면은 각각 12.4%, 0.2%로 감소되어 있었다. 렘수면은 87.4%로 비정상적으로 증가되어 있었다. 렘수면 중 사지의 움직임이 관찰되었으며, 턱 근긴장의 증가가 지속적으로 관찰되었다. 이러한 소견을 종합하였을 때 렘수면행동장애로 진단할 수 있었다. 클로나제팜을 사용하면서 수면 중 말하는 증상과 헛손질하는 것이 사라졌다. 경과 관찰 중 증상 없어 사용하던 항뇌전증제와 클로나제팜을 모두 끊었고, 이후 1년간 추적관찰 하였으나 재발소견은 없었다.
증 례 3
21세 여자가 행동이상을 주소로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과거력에서 7세 때 뇌수막염을 앓은 적이 있었으나 의식변화는 없었고, 곧 회복되었다. 내원 한 달 전부터 심한 불안감과 불면증이 발생하였고 대답을 잘 하지 않으며 상황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것이 자주 관찰되었다. 두통과 심계항진을 호소하였고 어떤 말을 해도 슬프게 우는 모습을 보여 타원 정신과에 입원하였다. 입원 중 아파트가 무너지는 꿈을 꾼 이후에 ‘엄마 아빠는 살아야 해’라는 말을 반복하며 괴성을 지르는 모습이 반복되었다. 환청, 환시, 우울, 자살생각이 있었고, 하루에 1~2회 멍해지면서 사지가 뻣뻣해지고 통증에 반응이 없는 모습이 30~40분간 지속되었다. 뇌자기공명영상과 뇌파검사, 뇌척수액검사는 정상 소견을 보였다. 본원 정신과로 내원하여 정신분열증(schizophrenia)의 긴장증형(catatoniatype)으로 진단 후 전기경련요법(elctroconvulsive therapy)을 시행하였다. 입원 중에 사지의 강직간대성 움직임이 1~2분 지속되고 이후 수면을 취하는 모습이 하루에 2~3회 빈도로 발생하였고 1시간에 4~5회까지 빈도가 점점 증가하였다. 세 번째 전기경련요법 시행 후 왼쪽 다리에서 시작하여 양쪽 다리에 근간대경련이 있었고, 눈이 왼쪽으로 치우쳐 있었고, 고개도 왼쪽으로 회전되었다. 발작 후 토드마비(Todd’s paralysis)가 왼쪽으로 발생하였고 이후 수면을 취했다. 빈도는 1시간에 7~8차례였고, 지속시간은 10~15초였다. 항뇌전증제를 사용하였고 24시간 뇌파 모니터링을 시행하였다. 뇌파상에서 빈번하게 오른쪽 반구에서 시작되는 발작방전이 관찰 되었고, 뇌전증지속증으로 진단 후 중환자실에서 항뇌전증제를 추가하여 사용하였다. 다시 시행한 뇌자기공명영상에서는 경한 연수막 조영증강이 관찰되었고, 뇌척수액 검사는 정상이었다. 원인불명의 뇌염으로 진단하였고, acyclovir를 사용하였다. 이후 경련을 조절하면서 환자 의식수준이 정상인 시간이 늘어나고 발작빈도가 감소하여 입원 49일째 일반병동으로 전동하였다. 이후 식이 및 재활치료를 진행하면서 환자와 정상적인 대화가 가능해졌고, 의식수준이 이전처럼 회복된 상태로 퇴원하였다. 증상 발생 3개월 후 자면서 잠꼬대를 하고 꿈꾸는 것처럼 행동하는 증상이 하룻밤에 1~2차례, 매일 발생하여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하였다(Fig. 3). 수면다원검사상 수면잠복기는 0.6분으로 감소되어 있었고, 검사시간 453분 중 429분 동안 수면을 취했고, 수면효율은 94.6%로 정상이었다. 수면 중 각성지수가 20.4 /h로 약간 증가되어 있었고, 특별한 이유 없이 깨는 경우가 많았다. 무호흡-저호흡지수는 1.4 /h로 정상이었다. 수면구조에서는 N1수면은 33.1%로 증가되어 있었고, N2와 N3수면은 각각 5.6%, 0.0%로 감소되어 있었다. 렘수면은 61.3%로 비정상적으로증가되어 있었다. 렘수면 중 사지의 움직임이 관찰되었으며, 턱 근긴장의 증가가 지속적으로 관찰되었다. 이러한 소견을 종합하였을 때 렘수면행동장애로 진단할 수 있었다. 이에 클로나제팜을 사용하였고, 증상 호전되어 3개월 이후부터는 클로나제팜 사용을 중단하였다. 이후 7개월간 추적관찰 하였으나 재발소견은 없었다.
고 찰
인간의 수면은 렘수면과 비렘수면으로 나뉜다. 정상 성인의 밤 수면에서 4~6회의 비렘-렘수면 주기가 반복되며, 대개 수면은 비렘수면으로 시작하고, 수면시작 후 80~100분에 첫번째 렘수면이 나타난다. 그 후 비렘수면과 렘수면이 90분을 주기로 반복한다. 정상성인의 밤 수면의 약 70~80%는 비렘수면이고, 20~25%는 렘수면이다. 렘수면이 발생하는 곳은 다리뇌(pons)로 알려져 있다. 렘수면에 관여하는 구조물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급속안구운동(REM)을 발생시키는 곳과 급속안구운동을 억제하는 곳이다. 이 두 곳의 상호작용에 의해 렘수면이 발생하는 주기가 형성된다. 급속안구운동을 발생시키는 곳(REM-on)은 sublaterodorsal nucleus와 인접해있는 preceruleus region이다. 이곳이 활성화되면 두 가지 경로로 신호를 보내고 한 신호는 기저앞뇌(basal forebrain)로 가서 꿈을 꾸게 하고 또 하나의 신호는 아래로 내려가 숨뇌사이신경(medullar interneuron)과 척수사이신경(spinal interneuron)을 활성화시켜 척수의 알파운동신경(alphamotor neuron)을 억제하여 꿈을 꾸는 동안 무긴장증(atonia)을 유지해준다. 렘수면을 억제하는 곳(REM-off)은 배가쪽수관주변회색질(ventrolateral periaqueductal gray matter)과 가쪽다리뇌덮개(lateral pontine tegmentum)로 알려져 있다. 렘수면을 억제하는 곳(REM-off)을 억제하는 신호는 배가쪽시각교차앞핵(ventrolateral preoptic nucleus), 콜린성외배측덮개핵(laterodorsal tegmental nuclei)과 대뇌다리다리뇌덮개핵(pedunculopontine tegmental nuclei)이고 항진시키는 신호는 오렉신 신경세포(orexin neuron), 모노아민계의 청색반점(locus ceruleus)과 등쪽솔기핵(dorsal raphe nucleus)이 있다. 비렘수면은 특정위치에서 발생기가 존재하기보다는 뇌줄기, 사이뇌, 앞뇌의 여러 세포로 이루어진 네트워크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여진다.
대부분의 증후성 렘수면행동장애는 알파-시누클레인병증(α-synucleinopathy) 등의 퇴행성신경계 질환 또는 기면증과 연관되어 발생한다. 하지만 드물게는 급성 또는 아급성으로 렘수면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종양, 뇌혈관장애 등으로 인해 발생한 뇌줄기(brainstem)를 침범하는 구조적인 병변이나 뇌염, 길랑바레증후군 등의 중추신경계 질환, 약물, 알코올중독 등과 연관되어 발생하기도 한다. 구조적 병변으로 인한 렘수면행동장애는 주로 등가쪽다리뇌(dorsolateralpons)나 정중숨뇌(median medulla)에 위치하는 병변이 있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뇌염 이후에 렘수면행동장애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Iranzo 등은 5명의 전압의존형 칼륨통로항체(voltage gated potassium channel antibody)에 의한 둘레뇌염(limbic encephalitis) 환자에서 렘수면행동장애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하였다.5 이들 모두 임상소견 및 영상학적으로 뇌줄기를 침범한 소견이 없었다. 뇌파상에서 측두엽에서 발작파가 관찰되었고, 뇌자기공명영상의 액체감쇠역전회복영상에서 내측두엽의 고음영이 관찰되었다. 이 증례보고에서는 둘레계(limbic system)의 손상이 렘수면행동장애의 발생기전에 직접적 또는 뇌줄기의 렘수면 조절에 영향을 미쳐 간접적으로 기여했을 가능성을 주장하였다. 항뇌전증제와 면역글로불린 치료 후 이들 중 3명은 렘수면행동장애 증상이 완전히 회복되었고, 2명은 부분적으로 호전되었다. CorneliusCornelius등은 전압의존형칼륨통로 항체 관련 뇌염 환자 15명 중 14명의 환자(95%)에서 수면장애가 발생했고, 이들 중 7명에서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한 결과 2명에서 렘수면행동장애가 관찰되었다.6 또 다른 보고로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둘레뇌염 환자에서 렘수면행동장애가 발생한 증례 1명이 있다.7 항-Ma2 관련 뇌염 환자에서 렘수면행동장애와 기면증이 함께 발생한 증례 1명은 뇌자기공명영상에서 등가쪽 중뇌(dorsolateral midbrain), 편도(amygdale), 정중곁시상(paramedianthalamus)의 손상이 관찰되어 뇌줄기(brainstem), 둘레계(limbic system), 시상하부(hypothalamic)의 손상에 의한 증상 발생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였다.8 Limousin 등은 급성 마름뇌염(rhombencephalitis) 이후에 심한 렘수면행동장애가 발생한 증례를 보고하였다.9 이 환자에서 시행한 뇌자기공명영상에서는 다리뇌덮개(pontine tegmentum)와 숨뇌에 병변이 있었다. 수면다원검사상에서 렘수면이 39%로 정상보다 늘어나 있고 REM 수면 중 44%에서 무긴장증이 관찰되었다. 항-NMDA 수용체 항체 관련 뇌염에서 렘수면행동장애가 발생했다는 증례보고는 없었으나, Dalmau 등은 항-NMDA 수용체 항체관련 둘레뇌염환자 12명 중 4명에서 일시적인 수면장애가 동반되었다고 언급했지만 수면다원검사 등의 추가적인 검사를 시행하지는 않았다.10
여기서 보고한 세 증례에서 모두 렘수면이 정상수면의 37~87%까지 비정상적으로 증가되어 있었고, 렘수면시에 무긴장증이 유지되지 않는 렘수면행동장애가 발생하였다. 이는 렘수면의 조절에 이상이 있어 REM-on의 기능 중 하나인 무긴장증이 유지되지 않아 렘수면행동장애가 발생하였고, REM-off가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아 렘수면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있음을 의미한다. REM-on과 REM-off 모두의 기능장애가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다리뇌의 구조적 이상이 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다른 가능성으로는 비렘수면이 정상적으로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이다. 비렘수면은 특정 발생기가 아닌 앞뇌(forebrain)의 네트워크에 의해 발생하므로 증례들에서처럼 광범위한 앞뇌의 손상에 의해 비렘수면이 정상적으로 발현하지 못하여 렘수면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가설만으로는 렘수면행동장애가 발생한 것은 설명되지 않는다. 뇌자기공명영상 소견상 증례 1에서는 이상 소견이 없었고, 증례 2, 3에서는 연수막의 조영증강 소견만 있어 세 증례에서 모두 다리뇌에 국한된 병변은 없었다. 하지만 세 증례 모두 광범위한 뇌손상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되며, 이로 인해 복잡한 수면주기의 형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수면주기가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않았으며 렘수면 중의 무긴장증이 유지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들 증례 모두 뇌염이 호전되고 난 이후 렘수면행동장애 역시 호전되었다. 이는 뇌자기공명영상에서 구조적인 파괴가 없었고, 염증에 의해 일시적으로 기능장애가 왔다가 뇌염이 호전되면서 뇌의 기능들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 증례 모두 뇌염으로 인해 전반적인 뇌기능장애가 발생하였고, 이로 인해 수면구조의 파괴와 렘수면행동장애가 발생하였다. 클로나제팜에 치료반응이 좋았고, 이후 약을 끊고도 렘수면행동장애가 유발되지 않아 뇌염이 호전되면서 이로 인한 뇌기능장애가 회복되어 수면장애도 호전되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뇌염 후 발생하는 수면 중의 이상행동에 대해 먼저 발작의 가능성을 고려할 것이다. 하지만 증례의 환자들처럼 뇌염 후 렘수면행동장애가 동반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관심을 가진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이를 진단할 수 있으며 치료가 가능하다. 아직 뇌염 후에 발생하는 수면구조의 파괴 및 렘수면행동장애의 명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증례보고들이 모여 이에 대한 기전이 밝혀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