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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Sleep Med > Volume 21(3); 2024 > Article
‘코골이’의 새로운 국문 용어에 대한 제안
최근 대한수면연구학회에서는 한국인의 수면 실태와 인식에 대한 조사(National Sleep Survey of South Korea 2022)를 통하여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 조사를 시행하였다. 이에 Journal of Sleep Medicine에 발표된 두 개의 연구 중, Kim 등[1]의 연구에서는 수면무호흡증의 동반 증상 또는 연관 질환을 선택하는 항목에서 집중력 또는 기억력 저하, 낮의 졸음, 뇌졸중, 고혈압, 당뇨 등을 제시하였다. 일반인은 이 중에서 낮의 집중력 저하와 낮의 졸음을 각각 70.7%와 67.9% 선택했고, 수면무호흡증과 당뇨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단지 10%에서만 선택했다. 게다가, 수면무호흡증의 진단에서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함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33%에 그쳤다. 이러한 점에서 수면무호흡증의 증상이나 진단 과정에 대해 일반인의 인식이 낮음을 알 수 있었다. 반면, Kim 등[2]의 연구에서는 83.4%와 82.4%의 응답자가 각각 수면무호흡증과 코골이에서 치료가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두 연구에서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결과를 종합하면, 일반인의 약 80% 이상은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상과 진단 방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상태라는 것이다. 이 커다란 간극에 대해서 후속 연구가 필요하지만, 일반인의 인식에 대한 연구는 설계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소요되며 연구 진행이 어렵다. 그러므로 학회, 그리고 학술지를 통한 전문가 의견의 교환과 축적이 필요하며, 이에 이 논문을 통하여 개인적인 견해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미 2021년에 Snoring의 새로운 국문 용어에 대한 제안이 Journal of Sleep Medicine에 게재되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3]. 우리가 오랫동안 관습적으로 사용한 ‘코골이’라는 용어가 해부학적으로나 병리학적으로 적절치 않아 ‘숨골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는 견해였다. 이 ‘코골이’라는 단어는 좀 더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데, 한국인으로서 우리들은 한국어 단어인 ‘코골이’의 어감과 연상되는 이미지를 간과할 수 없다. 즉, 연속되는 연구개 파열음(/ㅋ/, /ㄱ/)이 투박한 느낌을 주는 것에 더하여, 수면 중에 시끄러운 소리를 내어서 주로 단체생활(군대, 워크샵 등)이나 휴게실, 또는 강의실 등에서 ‘의도치 않은 시끄러운 소리로 남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이미지를 연상케 하는 것이다. 이러한 코골이의 어감과 이미지 때문에 자신이 일종의 죄인이 된 것 같은 미안함과 부끄러움을 느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이러한 심리를 배려하는 주위 사람들은 코골이에 대해서 당사자에게 으레 ‘은근히’ 언질을 주는데, 이렇게 하는 모양새가 마치 코골이라는 것이 뭔가 나쁜 것이라 숨기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물론 최근에는 수면무호흡증이 엄연한 질병이라는 사실이 알려져서 가족이나 지인의 적극적인 권유로 검사를 받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앞서 언급하였듯이 ‘코골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어감이 투박하며, 본의아니게 주변에 피해를 주는 사람이라는 ‘낙인 효과’가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골이’의 다른 이름으로서 이미 제안된 바 있는 ‘숨골이’를 생각해볼 수도 있으나, 여전히 ‘-골이’라는 어미가 남아있어 ‘코골이’가 가지는 부정적인 어감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이에 다른 대안으로서, 큰 코골이 소리는 음성학적 분류로 연구개 전동음(velar trill)이라는 점에서 ‘전동음 수면’을 생각해볼수 있다[4]. 또는, 수면 중 소음이 난다는 점에서 ‘소음수면’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이러한 질병명에 대한 논의는, 2008년 ‘간질’의 편견에 대항하기 위하여 ‘뇌전증’으로 병명을 바꾼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당시 뇌전증으로의 명칭 변경은 학회의 task force 구성, 새로운 이름의 공모, 연관학회와의 상의, 그리고 대한의사협회와 국회의 승인 절차 등이 있었으며, 명칭 변경 이후에 편견 해소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음이 확인된 바 있다[5]. 만약 ‘코골이’라는 단어 대신에 “당신은 전동음 수면이 있어요”라거나 “당신은 소음수면이 있어요”라고 한다면, 잠자면서 시끄럽게 민폐를 주는 사람이라는 낙인 효과보다는 환자로서의 병식을 갖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코골이’의 질병명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이어지길 바라며, 나아가 수면무호흡증의 치료 간극 해소를 위하여 대한수면연구학회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하는 바이다.

Notes

Conflicts of Interest
Keun Tae Kim, a contributing editor of the Journal of Sleep Medicine, was not involved in the editorial evaluation or decision to publish this article.
Funding Statement
None

Acknowledgments

None

REFERENCES

1. Kim KT, Park HR, Cho JW, et al. [Prevalence and public awareness of sleep apnea syndrome in South Korea]. J Sleep Med 2022;19:133-138. Korean. https://doi.org/10.13078/jsm.22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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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Kim JH, Yang TW, Moon HJ, et al. Which specialty would you choose? Understanding public preferences for sleep disorder treatment in South Korea. J Sleep Med 2024;21:98-106. https://doi.org/10.13078/jsm.24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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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ang KI, Jung KY. [Proposal for changing the Korean terminology of snoring]. J Sleep Med 2021;18:58-59. Korean. https://doi.org/10.13078/jsm.21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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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Herzog M, Plößl S, Glien A, et al. Evaluation of acoustic characteristics of snoring sounds obtained during drug-induced sleep endoscopy. Sleep Breath 2015;19:1011-1019. https://doi.org/10.1007/s11325-014-1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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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Kim HD, Kang HC, Lee SA, Huh K, Lee BI. Changing name of epilepsy in Korea; cerebroelectric disorder (noi-jeon-jeung, 뇌전증): my epilepsy story. Epilepsia 2014;55:384-386. https://doi.org/10.1111/epi.1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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