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출생 후 12개월까지의 영아기는 아기가 환경에 적응하며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인 측면에서 성장발달해 가는 중요한 시기이다. 이 시기는 영아의 수면패턴도 다양하게 변화하며 성숙해가며, 개인의 수면패턴의 확립을 준비하는 중요한 때이다. 대체로 생후 1년 동안 수면조절이 빠르게 진행되며, 2세 이후에 개인의 수면패턴이 안정된다[1]. 성인의 수면패턴과 달리 신생아나 영아기 초기의 수면은 낮 수면이 밤 수면보다 길고, 얕은 수면 단계인 렘(rapid eye movement, REM) 수면이 전체 수면주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 수면 중 각성이 쉽게 나타나 자주 깨는 양상을 나타낸다. 아기가 6개월이 되면 밤 수면시간이 길어지고, 수면 중 각성이 감소하며 밤 수면동안 ‘통잠’(수면 공고화, sleep consolidation)이 가능해지는데, 이 시기에 잘못된 수면 조건을 학습하면 수면개시 관련 불면증이 발생할 수 있다[2].
영아의 수면은 신체적 성장발달을 포함하여 정신적, 정서적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아가 잠든 후 1시간에 성장호르몬이 방출되어[3] 영아의 신체적 성장을 촉진한다. 또한 영아기의 짧은 수면시간은 과체중이나 비만 등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4]. 영아의 수면을 장기간 추적조사한 최근의 선행연구에 따르면 생후 첫 12개월의 영아기동안 수면문제를 가진 아동은 추후 5세가 되었을 때 불안과 정서적 장애의 위험성이 증가한다[5]. 그러므로 영아의 수면 특성에 대한 이해는 전체적인 영아의 성장발달을 평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아동기동안 25%-40%의 아동이 수면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부모들은 인지하고 있다. 부모가 보고하는 아동의 수면문제는 밤중에 울거나 자다가 중간에 깨는 것, 그리고 자다 깬 후 스스로 다시 잠들지 못하여 부모의 중재가 필요한 경우 등이다[6]. 영아 수면패턴의 예측불가능성은 어머니를 힘들게 하여 어머니의 수면박탈과 수면장애를 야기할 수 있다[7]. 어머니가 영아의 수면을 부정적으로 인식할수록 영아의 수면 문제가 많다는 최근 연구결과[8]는 영아 수면특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함을 나타낸다.
아동과 어머니 수면은 쌍방간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아동과 어머니 수면문제의 관계를 조사한 Bayer 등[9]의 연구는 자녀가 어릴수록 즉, 영유아기 아동과 어머니 집단이, 학령전기 아동과 어머니 집단보다 상호 수면문제의 관련성이 더 강하다고 보고하였다. 성인과는 다른 영아의 독특한 수면 패턴은 어머니 수면문제를 가져오고, 어머니 수면문제는 신체적 피로와 불안, 분노 등과 같은 정서적인 어려움을 유발한다[7]. 한편, 어머니의 수면문제는 영아의 수면문제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영아의 수면문제는 모아애착의 감소에 영향을 미쳐 추후 유아의 문제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10]. 따라서 영아와 어머니의 수면을 이해하고 수면증진을 돕기 위해 영아와 어머니 수면의 질을 함께 탐구할 필요가 있다.
수면의 질 측정은 수면일기 등을 이용한 주관적인 자가보고의 방법과 액티그래프와 같은 기기를 이용한 생태학적 순간평가(ecological momentary assessment) 방법이 있다. 생태학적 순간평가는 대상자의 자연스런 환경에서 실시간(real-time) 반복적으로 대상자의 행동이나 경험을 측정하는 것이다. 이는 주관적 보고에 의한 기억 비뚤림(recall bias)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생태학적 타당성을 최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11]. 액티그래프는 신체에 착용하여 삶의 현장에서 수면과 각성주기를 실시간으로 반복적 측정하는 기기이다. 영아를 비롯한 어린 아동의 수면 측정은 어렵다. 영아와 아동의 수면에 대한 대부분의 많은 연구들은 부모의 보고에 의해 주관적인 수면자료를 수집한다. 그러나 부모에 의한 영아수면의 주관적 자료는 자녀 수면행동에 대한 부모의 인식에 영향을 받으므로[12] 정확하게 영아 수면의 질을 평가하기 어렵다. 또한 부모의 보고에 따른 영아의 수면문제는 실제 객관적인 방법으로 측정하는 영아의 수면 질 평가와는 차이가 있다[6]. 6개월 영아의 수면을 부모의 자가보고와 액티그래프 측정을 비교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액티그래프에 비해 부모의 수면일기가 영아의 낮과 밤의 수면시간을 과대평가하였고, 가장 오래 수면을 한 기간을 과소평가하였다. 그리고 자가보고의 비뚤림은 밤수면 중 자주 깨는 것을 보고한 부모와 저소득가정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13]. 그러므로 영아와 어머니 수면의 질 평가를 액티그래프를 이용하여 대상자의 가정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반복적 측정하여 실제 수면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목적은 영아의 수면관련 특성을 탐색하고, 액티그래프를 이용하여 영아와 어머니 수면의 질(밤 수면시간, 수면효율, 수면 시작 후 깨어난 시간)을 평가하는 것이다.
방 법
연구설계
본 연구는 영아와 어머니 22쌍을 대상으로 주관적인 자가보고와 액티그래프 기기를 이용하여 2개월 동안 수면을 세 번 측정(연구시작시점, 이후 1, 2개월)하고, 측정 시점에 따른 수면 지표의 차이를 규명하기 위한 서술적인 종단적 반복 측정 조사연구이다.
대 상
본 연구의 대상자는 연구의 목적을 이해하고 연구에 참여할 것을 동의한 서울과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건강한 영아와 어머니 22쌍이다. 참여자 선정기준은 건강문제가 없는 생후 3-12개월의 영아와 어머니로, 어머니는 양육을 전업으로 하는 영아의 주 양육자이다. 연구참여 제외기준은 영아가 미숙아나 다태아,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경우, 어머니가 과거 수면교육 참여 경험이 있는 경우, 연구기간내에 이사 또는 임신 등 일상생활에 변화가 있는 경우이다.
측정도구
자가보고 설문지
본 연구에 사용된 자가보고 설문지는 영아의 수면특성 29문항과 영아와 어머니의 일반적 특성 13문항을 포함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영아의 수면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타당성이 검증된 만 3세 미만 영유아의 수면평가도구인 Brief Infant Sleep Questionnaire-Revised (BISQ-R) 확장 버전[16]을 연구자가 한국어로 번안하여 사용하였다. BISQ-R을 이용하여 영아의 수면양상, 영아수면에 대한 부모의 인식 및 행동을 측정하였다. 또한,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측정을 위해 영아의 수유 형태, 수면훈련 여부, 가정의 사회경제적인 상태 등이 조사되었다.
수면의 질 측정: 액티그래프, 액티와치
영아와 어머니의 객관적인 수면의 질 측정을 위해 영아는 ActiGraph wGT3X-BT (ActiGraph corporation, FL, USA), 어머니는 Actiwatch spectrum pro (Philips Respironics, PA, USA)를 사용하였다. 2일 이상 액티그래프 측정이 어머니와 영아의 일주기 리듬을 알아보는데 적절한 신뢰도가 있으므로[14], 영아는 4일동안 밤 수면 시 발목에 기기를 착용하였고, 어머니는 주로 사용하지 않는 방향의 손목에 4박 5일간 착용하였다. 기기의 미착용이 발생할 시에 수면일지 안의 이벤트 란에 적고, 연구자에게 연락하도록 안내하였다.
수면의 질을 분석하기 위해 영아의 수면은 ActiLife 6, 어머니의 수면은 Philips Actiware 소프트웨어가 사용되었으며, 영아는 Customized algorithm (minimum sleep period length: 10 minutes, bedtime definition: 10 minutes, wake time definition: 10 minutes)을 사용하여 밤 수면을 분석하였다. 아기의 취침과 기상 시각을 확인하기 위해 1차적으로는 액티그래프의 기록을 바탕으로 자료를 추출하였고, 외부적인 움직임(안고 달래기 등)이 많이 있는 경우 문제가 있는 자료에 대해서는 수면일지와 대조하여 취침시각, 기상시각, 중간에 깬 이벤트 등을 조정하였다. 아기의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각은 부모가 작성한 영아수면일지로 보정하였다. 어머니의 밤 수면 또한 액티그래프와 수면일지를 대조하여 보정 작업을 거쳐 분석하였으며, 낮잠은 제외하고 밤잠 만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 확인한 영아와 어머니의 수면 지표는 밤 수면시간(total nighttime sleep, TST), 수면효율(sleep efficiency, SE), 수면 시작 후 깨어난 시간(wakefulness after sleep onset, WASO)이었다.
자료수집방법
본 연구는 서울대학교 기관윤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얻은 후(IRB No. 1806/001-002) 대상자에게 연구목적을 설명한 후 자발적 동의에 따라 진행되었고 2019년 9월부터 12월까지 자료를 수집하였다. 연구참여자 모집은 편의추출방법을 이용하여 국내의 육아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하였다. 자료수집은 연구원이 연구참여자의 가정방문을 통해 이루어졌다. 가정방문시 설문지 작성과 액티그래피 기기 사용 및 수면일지 작성에 대해 연구참여자에게 설명하였다. 첫 가정방문에서 자료수집 후 4주 간격으로 2회의 추가 자료수집이 이루어져 8주동안 총 3회의 자료수집이 이루어졌다.
연구에 참여한 어머니는 수면측정을 위해 액티와치의 24시간 지속 착용을 원칙으로 매측정시기마다 4일간(96시간) 착용하였다. 영아는 액티그래프의 24시간 착용의 불편감을 완화하기 위해 4일동안 밤 수면 시에만 착용하였다. 어머니가 샤워나 아기 목욕 등으로 액티그래프 기기가 물에 젖을 우려가 있을 경우에는 잠시 수면측정기기를 풀어두도록 하였다. 영아는 밤수면 측정을 위해 수면 의식을 시작하는 시간부터 기기를 착용하도록 어머니에게 안내하였다. 연구참여자의 액티그래프 착용을 격려하기 위해 착용기간동안 매일 오전과 오후 2회의 안내문자를 전송하였다. 오전에는 전날 밤 기기 착용에 불편감이 없었는지 확인하였고, 저녁에는 영아에게 수면의식부터 수면 기기를 착용하도록 안내하였다. 어머니와 영아의 밤 수면 일지(수면시작시간, 종료시간, 수면 시 특이사항 등)를 매일 작성하도록 하여 액티그래프 데이터 분석 시 참고자료로 사용하였다.
결 과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본 연구에 참여한 22쌍의 영아와 어머니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1과 같다. 영아의 평균 연령은 7.41개월으로, 3-6개월이 7명, 7-12개월이 15명이었다. 성별은 남아가 10명(45.5%), 출생순위는 첫째인 영아가 13명(59.1%)으로 가장 많았다. 수유형태는 분유수유를 하는 영아가 14명(63.6%)으로 모유수유아 7명(31.8%)의 2배였다. 어머니의 평균 연령은 33.27세였으며, 교육 수준은 대학교 졸업 이상이 20명(90.9%)으로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가정의 월수입은 200-400만원, 400-600만원이 각각 8명(36.4%)이었다.
영아의 수면 관련 특성
영아의 수면과 관련된 특성은 Table 2와 같다. 영아의 어머니가 영아와 같은 침대 또는 침요에서 함께 수면하는 경우가 8명(36.4%)이었다. 3-6개월 영아 8명 중 1명(12.5%)만이 어머니와 같은 침대나 침요에서 수면한 반면, 7-12개월 영아는 절반(n=7, 50%)이 엄마와 영아가 같은 침대 또는 침요에서 수면하였다. 영아의 수면자세는 측위가 9명(40.9%)으로 가장 많았으며, 3-6개월 영아는 앙와위(n=4, 50%)가, 7-12개월 영아는 측위(n=7, 50%)가 가장 많았다. 수면시간은 오후 9시 이전에 밤수면을 시작하는 경우가 8명(36.4%)이고, 나머지는 오후 9시 이후였다. 주로 사용하는 수면의식은 누워서 뒹굴기(n=13, 59.1%), 목욕(n=11, 50.0%), 안아주기(n=11, 50.0%), 수유(n=11, 50.0%), 공갈 젖꼭지 물리기(n=10, 45.5%)가 있었다. 밤잠에 들 때에는 수유를 하는 경우와 안아주는 경우가 각각 10명(45.5%)으로 가장 많았고, 아기가 잠에서 깼을 때는 공갈젖꼭지 물리기(n=11, 50.0%), 아이가 잠들 때까지 지켜보기(n=10, 45.5%), 수유(n=9, 40.9%) 순서의 방법으로 대처하였다. 절반 이상의 대상자(n=12, 54.5%)가 아기에게 수면훈련을 해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전체 어머니 중 9명(40.9%)이 자녀인 영아에게 수면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영아와 어머니의 수면 질 평가
영아와 어머니의 수면 질 평가는 액티그래프를 이용하여 측정한 수면효율과 총 수면시간, 수면중간 깨는 시간으로 분석하였다. 영아의 총 밤수면시간은 평균 434.68분/일로 확인되었고, 영아의 평균 수면효율은 73.05%였다. 영아가 수면 중간에 깨는 시간은 평균 160.79분/일이었다. 어머니의 총 밤수면시간은 평균 379.53분/일, 수면 중간에 깨어 있는 시간은 45.64분/일, 평균 수면효율은 82.82%로 측정되었다. 수면 측정 시점에 따른 영아와 어머니 각 집단의 수면지표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반복측정 분산분석을 실시한 결과, 두 집단 모두 시간에 따른 수면지표의 변화는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고 찰
본 연구는 3-12개월 영아의 수면관련 특성 및 영아와 어머니의 수면을 확인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설문지를 통해 수집된 영아의 수면관련 특성에 대한 결과를 살펴보면, 연구에 참여한 전체 영아의 36.4%, 3-6개월 영아의 50%가 바닥에 등을 댄 자세로 수면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아의 수면 자세를 확인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미국에서 진행된 두 연구에서는 2-6개월 영아의 77.3%가[17], 2-9개월 영아의 78.0%가[18] 바닥에 등을 댄 자세로 수면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브라질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3개월 영아의 55.4%가 바닥에 등을 댄 자세로 잠을 자는 것으로 보고하여[19], 본 연구결과가 다른 나라 영아의 앙와위 수면자세 실천율보다 현저하게 낮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본 연구의 대상 영아의 연령이 3-12개월로 선행연구들의 대상 연령보다 높았고, 영아 수면 습관은 문화적 요인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에서[20] 나타난 차이로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영아돌연사증후군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모든 영아의 앙와위 수면자세를 강조하는 미국 소아과학회(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의 권고[21]를 고려할 때, 본 연구결과는 국내 영아 대상의 안전한 수면자세에 대한 교육이 절실함을 나타낸다.
본 연구결과에서 나타난 또 다른 영아 수면의 특성은 36.4%의 영아와 어머니가 같은 침대나 침요에서 함께 자는 것이다. 영아의 월령에 따른 분석결과는 영아의 월령이 적은 3-6개월인 경우 영아와 어머니가 같은 침대에서 함께 수면하는 것(12.5%)이 7-12개월 영아와 어머니의 경우(50%)보다 낮았다. 영아와 부모가 같은 침대 또는 침요에서 함께 자는 경우 영아돌연사증후군이나 질식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21]. 이에 여러 국가에서는 영아가 최소 생후 6개월이 될 때까지 어머니와 영아가 같은 방에서 수면하되, 수면공간을 분리하여 잘 것을 권고하고 있다[22]. 본 연구에서는 3-6개월 영아와 어머니 1쌍만(12.5%)이 같은 침대에서 함께 수면하는 것으로 나타나, 36개월 미만 영유아의 63.9%가 부모와 함께 자는 것으로 나타난 국내 선행연구[20]의 결과보다 낮았다. 이는 본 연구의 3-6개월 영아와 어머니 대부분이 수면공간 측면에서 수면 안전 권고안을 실천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최근들어 영아와 어머니가 함께 자는 것이 영아의 성장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되고 있다. 선행연구에서는[23] 영아와 어머니가 함께 자는 것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며, 밤중에 어머니와 영아가 신호를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반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하였다. 또한 어머니와 영아가 함께 자는 것은 모유수유의 편의성을 증진하며[24], 이는 영아의 뇌 발달과 애착을 촉진한다. 선행연구에서는[25,26] 영아와 부모가 같은 침대에서 함께 자는 것과 더불어 부모의 알코올 섭취나 흡연 등과 같은 위험요인이 부가될 때 영아돌연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높고, 이러한 위험요인이 없이 단순하게 영아와 부모가 함께 자는 것의 위험성은 유의하지 않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영아 부모가 영아와 같은 침대나 침요에서 함께 자는 수면행위의 긍정적인 측면과 수면안전을 고려하여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제공과 교육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 참여한 영아 어머니 절반은 영아의 수면의식이나 수면유도, 수면 중 각성 시 재수면을 위한 방법으로 수유와 노리개젖꼭지를 이용하였다. 선행연구들도 모유수유를 영아의 수면유도와 밤중 각성시 재수면을 위해 주된 방법으로 사용하였다고 하였다[20,27]. 이러한 결과를 통해 영아기의 기본 욕구인 구강욕구 만족을 영아의 수면행위와 관련하여 영아 부모가 많이 사용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본 연구에 참여한 영아의 총 밤수면시간은 1일 평균 434.68분이었고, 수면효율은 평균 73.05%, 밤잠 중 깨어 있는 시간은 1일 평균 160.79분이었다. 미국 국립수면협회(National Sleep Foundation)는 4-11개월 영아의 하루 총 수면시간은 12-15시간(720-900분)을 권고하고, 10-11시간(600-660분) 또는 16-18시간(906-1080분)은 적절하지만, 10시간 미만 또는 18시간 이상은 부적절하다고 제시하였다[28]. 또한, 영아의 수면효율은 85% 이상이 적절하며, 75% 이하는 부적절하다[29]. 본 연구는 영아의 밤수면만을 분석하였기 때문에 미국 국립수면협회에서 권고한 하루 총 수면시간과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다. 영아의 밤수면과 낮잠을 구분하여 보고한 선행연구[30]에서 3개월과 6개월 영아의 1일 평균 밤수면시간이 각각 567.45분, 580.33분으로, 본 연구의 영아 밤수면 시간보다 약 150분 길었다. 다른 선행연구에서 보고한 3개월, 6개월, 12개월 영아의 1일 평균 밤수면시간은 557.43-594.17분이며, 평균 수면효율은 92.81%-95.41%로[31], 본 연구의 영아 밤수면 시간과 수면효율이 모두 낮았다. 영아의 하루 총 수면시간의 부족은 영아의 비만과 성장 저하의 위험을 높인다[32,33]. 그러므로 낮잠시간을 포함한 영아의 하루 총 수면시간과 수면효율을 측정, 분석하여 영아의 건강한 수면행위를 통해 성장발달의 증진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미국 국립수면협회는 65세 미만 성인의 하루 총 권장 수면시간은 7-9시간이며 최소 6시간 이상 수면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으며[28], 수면효율은 85% 이상은 적절하고 75%-84%는 불확실하며, 밤잠 중 깨어 있는 시간은 20분 이하가 적절하며 41분 이상은 부적절하다고 하였다[29]. 본 연구 결과, 영아 어머니의 총 밤수면시간은 1일 평균 379.53분이었고, 수면효율은 평균 82.82%, 밤잠 중 깨어 있는 시간은 1일 평균 45.64분으로, 미국 국립수면협회의 성인 수면 권고 기준에 비해 총 밤수면시간은 적지만 적정 범위 내에 있으나, 수면 효율과 밤잠 중 깨어 있는 시간 등 수면의 질은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영아와 어머니를 대상으로 수행한 코호트 연구에서 생후 3개월, 6개월 뿐만 아니라 18개월까지도 어머니의 수면의 질이 저조하다고 보고한 선행연구 결과가 본 연구결과를 지지한다[31,34]. 영아 어머니의 수면의 질 저하는 산후 우울과 불안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35],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저하시키고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증가되며[36], 영아와 상호작용 시 반응의 민감성을 감소시킨다[34]. 그러므로 영아 어머니의 신체적, 심리사회적 건강뿐 아니라 영아의 건강한 성장발달에 필수적인 모아간 상호작용을 촉진하기 위해 어머니 수면의 질 증진 전략의 수립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2020년부터 임신부와 2세 미만의 영아가 있는 가정에 간호사가 방문하여 아기와 엄마의 건강을 사정하고, 교육 및 상담을 제공하는 생애초기 건강관리 시범사업을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수면에 관해서는 아기의 수면안전 교육 중심으로 제공되고 있어 수면중재 측면에서는 제한적이다. 추후 이와 같은 전문보건의료인력 주도의 지역사회 기반 프로그램에 영아와 어머니의 수면요구와 수면의 질을 평가하고 그에 따른 개별화된 수면중재를 제공하여 수면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액티그래프를 이용한 영아 수면의 질을 측정, 분석한 연구는 국내외 모두 매우 드물다. 이에 성인과 달리 영아 수면 측정을 위한 액티그래프의 적용과 분석방법이 명확하게 구축되어 있지 않다. 본 연구는 영아에게 액티그래프를 적용하고 분석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기기를 착용하고 밤잠을 자는 동안 기기가 영아에게서 분리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여 영아 수면자료 수집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밤수면 중 영아가 깰 때 어머니가 아기를 안고 달래는 과정에서 아기를 흔드는 움직임이 아기의 수면과 각성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문제도 있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액티그래프를 이용하여 측정한 영아의 수면자료는 보정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어머니가 작성한 수면일지를 참고하여 영아의 수면 데이터를 보정하였다. 따라서 앞으로 액티그래프를 사용하는 추후 연구에서도 기기 측정과 함께 수면일지 작성을 제안한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대상자 표본의 크기가 작아 영아의 월령에 따른 구체적인 수면특성의 분석이 어렵고, 연구결과를 일반화하는데 제한적인 것이다. 추후연구는 국내 영아의 월령별 수면관련 특성, 특히 영아기 후기에 더 많이 발생한 같은 침대에서 영아와 어머니가 함께 자는 수면양상이 영아와 어머니의 수면 질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하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방법을 적용하는 것을 제안한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1세 미만 영아를 대상으로 가정 내에서 액티그래프를 사용하여 수면을 객관적으로 측정한 국내 첫 연구로서, 영아와 어머니 수면의 질을 종단적으로 시기에 따른 분석을 하여 영아와 어머니의 수면행위에 대한 이해 증진에 기여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본 연구에서 액티그래프를 통해 수집하고 분석된 영아와 어머니의 수면의 질(밤수면시간, 밤잠에서 깨어있는 시간, 수면효율)은 대부분 연령별 수면 권고안 또는 선행연구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부모는 영아의 수면유도와 수면도중 각성 시 수면복귀를 위해 수유와 노리개 젖꼭지 이용 등 영아의 구강욕구 충족의 방법을 주로 사용하였다. 본 연구 결과는 간호사를 비롯한 건강전문가들이 영아를 양육하는 부모가 경험하는 수면관련 어려움을 이해하고 수면관련 특성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영아와 부모의 수면을 증진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영아 수면중재를 개발하는데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