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수면무호흡은 수면 시 반복적으로 상기도가 좁아지면서 코골이, 호흡의 중단, 수면 분절 등을 야기하고, 이는 심박수의 증가, 혈압 변동, 교감신경계의 활성화로 이어져 심혈관계 질환과 밀접하게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 환자들에 대한 치료법 중 하나인 하악 전방이동장치(mandibular advancement device, MAD)는 무호흡·저호흡지수(apnea-hypopnea index, AHI)를 감소시키고 수면의 질 향상과 주간 졸림증 감소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1]. MAD는 양압기(cont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 CPAP) 치료보다 무호흡 개선의 효과는 더 작거나 가변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혈압 등 심혈관계 기능, 삶의 질에 대한 효과는 CPAP과 비슷하다는 연구결과가 증가하고 있다. MAD는 경도에서 중등도의 수면무호흡 환자들에게 추천되며, 심각한 무호흡 환자들 중에도 CPAP에 효과가 없거나, 불편감으로 인해 CPAP에 적응하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치료방법으로 고려될 수 있다[2]. MAD는 수면 시 아래턱을 전하방으로 내밀게 하여 하악과 혀 기저부의 근육들을 전방으로 당기고, 늘어지는 연구개와 구개수를 들어올림으로써 코골이 및 무호흡에 효과가 있는데, 이는 이설골근을 포함한 근육들의 활성도를 바꿈으로써, 장기간 사용 시 환자의 근골격계에 대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본 론
장기간 장착 시 부작용
교합 및 골격의 변화
하악은 전방으로 내미는 장치인 MAD를 장기간 장착했을 경우, 단기간 장착 시에는 나타나지 않던 교합과 골격의 변화들이 관찰된다. 2019년 MAD 사용 환자들에 대해 2년에서 11년의 추적 기간을 가진 21개의 연구들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 문헌고찰에 따르면, 장기간의 MAD 사용은 임상적으로 비가역적인 치과적 부작용을 야기하고, 그중 일부 연구에서는 지속적인 MAD 사용 후에 작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골격적 변화가 나타났다[1]. 다른 종적인 연구결과에서도 장치를 장착한 기간이 1년 이내인 경우에는 교합변화가 임상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지만, 3년 이상 장기간 장착한 경우에는 교합 및 골격에 있어 유의미한 변화가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3]. 이러한 변화에는 대표적으로 수평피개(overjet) 및 수직피개(overbite)의 감소, 전치부 반대교합(anterior crossbite), 구치부 개교합(posterior openbite), 하악의 총생(crowding) 심화 등이 있다.
상하악 중절치 절단 간의 수평피개(Overjet) 및 수직피개(Overbite) 감소
여러 연구들을 통해 장기간 MAD 장착 시 환자들의 수평피개와 수직피개가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수평피개란 하악이 습관적 교합 위치에 있을 때 상하악 중절치 절단 간의 수평 거리를 의미하며, 수직피개란 상하악 중절치 절단 간의 수직 거리를 의미한다. 15년 이상 MAD를 사용한 환자 9명에 대한 연구에서 수평피개와 수직피개가 모두 유의미하게 감소하였으며, 8년 이상 장치를 사용한 7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향적 연구에서도 장착 기간이 오래될수록 수평피개와 수직피개가 감소함을 확인할 수 있다. 수평피개의 경우 첫 내원 시와 비교했을 때 평균 1.9 mm(±1.9 mm) 감소하였으며, 수직피개의 경우 평균 2.3 mm(±1.6 mm)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었다[4,6]. 이때 수직피개는 점차 그 감소량이 줄어드는 추세인 반면, 수평피개의 경우 꾸준히 계속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6]. 이는 MAD 장기간 장착 시 교합 면에서 하악 치아가 전반적으로 근심(mesial side)으로 움직임으로써 하악 전치가 전방으로 기울고, 상악전치는 후방으로 기우는 경향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
전치부 반대교합(Anterior crossbite) 및 구치부 개교합(Posterior openbite)
장기간 MAD를 사용하는 환자들의 경우 수직피개와 수평피개가 감소하면서 전치부 반대교합이 생기고, 이와 함께 구치부 교합의 감소가 나타난다. 연구에 따라 구치부 개교합에 대한 기준이 다르기는 하지만 최소 2개 이상의 구치부 교합이 되지 않는 것을 기준으로 할 때, 8년 이상 MAD 장착 시 51%의 환자(39명/77명)에게서 구치부 개교합이 나타났으며, 62%의 환자(48명/77명)에게서 평균 4개의 전치 반대교합이 나타났다[6]. MAD를 사용하는 167명의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구치부 개교합의 유병률과 발생률을 장치 장착 전, 장치 장착 118일째, 208일째, 413일째 내원 시마다 조사한 결과 평균 6.1%의 구치부 개교합 발생률을 보였으며, 유병률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여 장치 장착 기간이 413일 되었을 때 17.9%의 유병률을 보였다[5]. 반면 환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교합변화의 정도와 지속 시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실제 구치부 개교합이 발생한 환자들 중 28.6%의 환자들만이 교합변화로 인한 불편감을 인지했다[5]. 이는 실제로 구치부 개교합이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실제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증상의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 환자의 주기적인 내원을 통해 교합을 확인하고 필요 시 장치 장착을 중단하거나 장착 시간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그 외에도 장치를 장착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하악 전치부의 총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이와 더불어 하악궁에서 견치 간 거리 및 구치 간 거리가 유의미하게 넓어진다[6].
측두하악관절장애
MAD 장착 시 기상 후 일시적으로 턱관절 및 저작근의 불편감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비습관적인 위치로 하악을 내민 상태에서 수 시간 동안 유지 시 저작근과 인대에 대한 부하로 인해 발생한다. 수면무호흡 환자들 중 MAD를 사용하는 환자들이 CPAP을 사용하는 환자들에 비해 치료 전보다 치료 2달 경과 후 측두하악관절장애 발생률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근막통증, 관절통 등 통증이 동반된 측두하악관절장애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7].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은 대체로 장치 장착 초반에는 증가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며, MAD를 장착하는 167명 환자의 측두하악관절장애 발생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5], 첫 내원 시보다 장치 장착 후 413일이 지났을 때 오히려 측두하악관절장애의 발생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절음의 경우 초진 시에는 167명 중 18명의 환자에게서 발생하여 10.8%의 유병률을 보였으나, 내원 시마다 점차 감소하여 MAD 장착 후 413일이 지난 다음에는 85명 중 5명의 환자만이 관절음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5.9%의 유병률을 보였다[5]. 장기간 통증이 지속되거나 개폐구 시 관절음이 발생되는 경우 주로 하악의 전방 이동 정도가 큰 경우 흔히 발생하며, 장치의 두께가 지나치게 두꺼운 경우에는 경부 및 후두부에 불편감을 유발하기도 하므로 하악의 전방 이동량을 조절하거나 장치 두께를 줄임으로써 완화시킬 수 있다[8]. 오히려 장치 치료 전 원래 턱관절 및 저작근 증상이 있었던 환자들 중 일부는 장치 치료 후 증상이 소실된 경우도 있는데, 이는 MAD가 근육에 대한 치료 효과가 있으며, 교합장치만큼 이갈이와 같은 야간의 이상 기능 활동으로부터 유발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5]. 실제로 MAD를 3년 이상 장착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측두하악관절에서 발생하는 관절음(clicking or popping)의 변화가 나타나기는 했지만 콘빔전산화단층촬영(cone beam computed tomography)상 골 표면의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으며, 이는 측두하악관절장애가 MAD 치료에 있어 금기증은 아님을 시사한다[3].
무호흡에 대한 효과 감소
MAD를 사용한 수면무호흡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경우 초반에는 AHI가 낮아지는 등 효과가 있던 환자들도, 이를 장기간 장착하는 경우에는 그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 Marklund 등에 의한 연구에 따르면 15년 이상 MAD를 사용한 환자들의 경우, 장치를 장착했을 때와 장착하지 않았을 때의 AHI가 이전보다 모두 증가하는 양상을 보고하였다[4]. 이는 장기간 장치 장착 시 위에서 언급한 상하악 전치부 간 수평피개 감소 등의 교합변화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장치에 의한 하악의 전방 이동량이 처음보다 상대적으로 감소하여 발생할 수 있다. 이는 하악의 전방 이동량이 일정하게 고정되어 있는 경우 발생하기 쉬우므로, 최근에는 환자의 무호흡 증상에 따라 전방 이동량을 바꿀 수 있는 장치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고 찰
코골이 및 무호흡 환자들에게 있어서 구강 내 장치 치료는 CPAP을 대체하여 고려될 수 있는 방법이다. 장기간으로 MAD를 장착한 환자들의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들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주기적으로 확인한다면, 영구적인 부작용의 가능성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장치로 인한 부작용을 증가시키는 기여 요인에 대한 연구 및 고찰이 필요하다.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 환자들 중 장기간 MAD를 장착한 환자들의 교합변화에 대한 연구결과, 기존에 AHI가 높았던 환자들의 경우 수평피개의 감소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평피개가 큰 환자일수록 수평피개와 수직피개의 변화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직피개가 큰 환자의 경우 전치부 반대교합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수직피개의 변화는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6]. 이를 통해 장기간 장치 장착 시에 나타나는 교합변화의 기여 요인으로 치료 전 환자의 AHI, 수평피개 및 수직피개 등이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치료 전 환자의 증상 및 상태에 따른 장치 치료 가능성과 환자의 위험요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가능성에 대해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2015년 미국수면학회에서 발행한 수면무호흡증 및 코골이에 대한 구강 내 장치 치료 가이드라인에 제시된 내용과 구강 내 장치 치료와 관련된 부작용을 확인하고 이의 발생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치과의사에 의한 정기 검진이 필요하다[9]. 이에 대한 연구 및 고찰이 이루어진다면, 장기간 MAD 치료가 고려되는 환자들에 대해 임상적으로 교합변화 가능성이 높은 위험군을 예측하여 치료방법 및 추적 기간 결정 시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